계약서엔 분명 연봉 4,0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었는데, 첫 월급 통장을 열어보고 "어? 300만 원 아니었나?" 했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. 저도 그랬고요. 급여계산기가 필요한 이유가 딱 여기 있습니다. 세전과 세후 사이에는 생각보다 두툼한 벽이 하나 있거든요.
세전과 세후,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
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건 크게 두 덩어리예요. 4대보험료와 세금. 이 둘을 합치면 대략 세전 급여의 9~13% 정도가 사라집니다. 연봉이 높아질수록 소득세 비중이 커지니까 공제율도 같이 올라가고요.
재밌는 건 4대보험은 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요율 자체는 똑같다는 점이에요. 대신 국민연금은 상한선이 있어서 일정 금액 이상 벌면 더 안 냅니다. 반면 소득세는 누진구조라 계속 올라가죠.
공제 항목별로 뜯어보면
| 항목 | 근로자 부담 요율 | 기준 |
| 국민연금 | 4.5% | 기준소득월액(상·하한 적용) |
| 건강보험 | 3.545% | 보수월액(비과세 제외) |
| 장기요양보험 | 건강보험료의 12.95% | 건강보험료 기준 |
| 고용보험 | 0.9% | 보수월액(실업급여분) |
| 소득세 | 간이세액표 | 과세급여·부양가족 수 |
| 지방소득세 | 소득세의 10% | 소득세액 |
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산재보험인데요, 이건 전액 회사가 부담합니다. 그래서 급여명세서에 안 보이는 거예요. 4대보험이라면서 왜 셋만 빠지지? 싶었다면 이유가 이겁니다.
비과세 항목, 이거 챙기면 확실히 이득
계산기에 '비과세액' 칸을 따로 둔 이유가 있어요. 비과세로 잡히는 돈은 세금도 안 붙고 4대보험료 산정 기준에서도 빠집니다. 즉 같은 총액이어도 비과세 비중이 크면 실수령액이 늘어난다는 뜻이죠.
대표적인 게 식대예요. 월 20만 원까지 비과세로 인정됩니다. 자가운전보조금도 월 20만 원 한도로 비과세고요. 출산·6세 이하 자녀 보육수당도 조건에 따라 비과세 대상이 됩니다.
실제로 계산기에 월급 300만 원을 넣고 비과세 0원일 때와 20만 원일 때를 각각 돌려보세요. 만 원 넘게 차이 납니다. 1년이면 십몇만 원이에요. 작아 보여도 그냥 놔둘 돈은 아니죠.
실제로 한번 계산해볼게요
연봉 3,600만 원, 월 300만 원(식대 20만 원 포함), 부양가족 본인 1명인 직장인을 가정해봅시다.
- 과세대상 급여 = 300만 원 − 20만 원 = 280만 원
- 국민연금 = 280만 × 4.5% = 126,000원
- 건강보험 = 280만 × 3.545% = 99,260원
- 장기요양 = 99,260 × 12.95% = 12,850원
- 고용보험 = 280만 × 0.9% = 25,200원
- 소득세·지방소득세는 간이세액표에 따라 별도 산정
보험료만 해도 26만 원가량이 빠지죠. 여기에 세금까지 더하면 30만 원 안팎이 사라집니다. 그래서 세전 300만 원인데 통장에는 270만 원 언저리가 들어오는 거예요.
급여계산기 쓸 때 자주 하는 실수
가장 흔한 건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됐는지 안 봤을 때예요. "연봉 3,900만 원(퇴직금 포함)"이라고 적힌 계약서면 실제 월급은 3,900÷13이 됩니다. 12로 나누면 계산이 통째로 어긋나요. 이거 모르고 계산했다가 첫 월급에 당황하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.
두 번째는 상여금·성과급을 월급에 섞어 넣는 것. 상여금은 지급되는 달에만 반영되고, 그 달은 소득세도 확 올라갑니다. 평월 기준으로 계산기를 돌려야 실제 감이 잡혀요.
세 번째는 부양가족 수를 대충 넣는 경우. 간이세액표는 부양가족 수에 따라 원천징수액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. 배우자·자녀가 있으면 반드시 반영하세요.
마지막으로, 원천징수는 어디까지나 임시로 떼어가는 돈이라는 점. 연말정산에서 최종 세액이 확정되면서 돌려받거나 더 내게 되죠. 그래서 매달 실수령액이 조금 적어 보여도 연말에 환급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어요.
4대보험 요율은 매년 바뀝니다
이게 좀 귀찮은 부분인데요. 건강보험료율과 장기요양보험료율은 거의 매년 조정돼요. 국민연금도 요율 인상 논의가 계속 나오고 있고요. 그래서 작년에 저장해둔 엑셀 계산식을 그대로 쓰면 슬쩍 틀립니다.
정확한 최신 요율은 4대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에서 확인하는 게 제일 빠르고, 소득세 간이세액표는 홈택스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. 위 계산기도 참고용 추정치이니 큰 금액 협상이나 이직 판단에는 공식 자료를 한 번 더 대조해보세요.
이직 협상할 때 이 계산기를 쓰는 법
연봉 협상 자리에서 "3,800이요, 4,000이요" 하고 숫자만 오가면 감이 잘 안 옵니다. 저는 협상 전에 후보 금액 두세 개를 계산기에 미리 넣어보라고 권해요. 세전 200만 원 차이가 세후로는 얼마 차이인지 알고 들어가면 대화가 훨씬 명확해집니다.
그리고 총액이 조금 낮아도 식대·차량유지비 같은 비과세 항목이 잡혀 있는 조건이 실수령 기준으론 더 나을 수 있어요. 이건 숫자로 확인해보기 전엔 절대 감으로 안 잡히는 부분이더라고요.
월급명세서를 매달 그냥 넘기지 말고, 한 달에 한 번은 계산기 돌려서 대조해보시길요. 회사가 실수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드물지 않습니다. 내 돈은 내가 챙기는 수밖에 없어요. 🙂